바다, 숲, 낙조 품은 해안길
서울서 1시간, 진짜 무료 맞다
인위적 장식 없이도 감동 가득
첫발을 내딛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와 숲, 그리고 일몰. 해가 저무는 바다 위에 붉은 빛이 내려앉을 때, 사람들은 저마다 발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감탄한다.
서울에서 불과 1시간 거리,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이 길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선다.
‘대부해솔길’이라는 이름보다 ‘삶을 돌아보게 하는 길’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이곳은, 총 91km의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자연 그대로의 산책 코스다.
여름엔 갯벌 체험이 가능하고, 가을엔 노란 낙엽이 깔리는 숲길이 반긴다. 그리고 그 중심엔,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주는 ‘개미허리 아치교’가 있다.
바다 위를 걷는 낯선 감각
대부해솔길은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시작돼 구봉도, 대부남동, 선감도, 탄도항을 지나 대송단지까지 이어진다. 총 10개 구간으로 나뉘며, 각각이 바다·숲·염전·시골길 등 서로 다른 자연풍경을 품고 있어 걷는 맛이 다채롭다.
가장 인기가 높은 1코스는 방아머리에서 돈지섬안길까지 이어지며 서해 갯벌을 따라 걷는 ‘해솔 숲길’이 핵심이다.
특히 구봉도 구간에 위치한 ‘개미허리 아치교’는 유려한 곡선으로 설계된 보행 전용 다리로, 바다 위를 건너는 듯한 이색적인 체험을 제공한다.
만조 때도 다리 위를 걸을 수 있어 시간 구애 없이 찾을 수 있으며, 아치교 끝자락에는 안산 9경 중 하나로 꼽히는 낙조 전망대가 있다.
수평선 너머로 천천히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걷는 이 시간만큼은 세상의 소음도 함께 멀어지는 듯하다.
삶을 비우고 싶은 이들에게
대부해솔길의 진가는 인위적인 조형물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소나무숲길, 포도밭길, 갯벌길 등 각 구간마다 지역의 원형 그대로를 살린 산책길이 이어진다. 걷다 보면 어느새 깊은 숲속을 지나 바닷가에 이르고, 그 끝에는 황금빛 들판이나 어촌 마을이 반긴다.
걷는 이들은 “돈 한 푼 들지 않았는데 이렇게 충만한 느낌을 받은 건 처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어촌체험이 가능한 종현마을과 연계하면 도보 여행의 재미가 한층 더해진다.
상업시설은 거의 없어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그 덕에 복잡한 유원지나 관광지와는 차별화된 ‘진짜 쉼’을 경험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시 찾게 되는 이유
가족 단위로 갯벌 체험을 즐기려는 이들, 주말마다 혼자 걸으며 마음을 정리하려는 이들, 혹은 SNS에서 본 ‘바다 위 다리’의 낙조 사진에 반해 찾아온 연인들까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다시 걷고 싶은 길”이라는 평가를 남긴다.
입장료는 없고, 운영 시간 제한도 없다. 언제든 찾아가면 언제든 걷고 돌아올 수 있는 길.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이 길 위에서 고민을 내려놓고, 누군가는 일몰을 바라보며 내일을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
서울 근교에서 이토록 다양한 자연과 고요한 시간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길. 그게 바로 대부해솔길, 그리고 개미허리 아치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