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아래 숨은 비경
여름에도 선선한 폭포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풍경
“계곡물 소리만으로도 더위가 사라진다.” 경북 상주시 화북면 깊은 산속, 속리산 자락에 자리한 장각폭포를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내뱉는 말이다.
절벽 위에서 쏟아지는 6m 낙수와 그 아래 깊게 패인 용소, 주변을 감싸는 소나무 숲과 기암절벽까지. 폭포 앞에 서는 순간 한여름의 열기는 순식간에 씻겨 내려간다.
장각폭포는 속리산 최고봉인 천황봉에서 발원한 계류가 장각동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다가 절벽을 타고 떨어지며 형성된 자연 폭포다.
높이는 6m지만 낙수의 기세와 시원한 물줄기는 장쾌하다. 물이 떨어지며 만든 깊은 소(沼)는 여름에도 서늘함을 잃지 않는다.
주변 풍경도 압도적이다. 절벽을 병풍처럼 두른 기암괴석과 오래된 소나무 군락이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폭포 위에는 ‘금란정’이 자리해 계곡과 멀리 솟은 봉우리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폭포 아래에는 ‘향북정’이 있어 위아래에서 서로 마주 보듯 앉아 있다.
두 정자는 경관뿐 아니라 정신적인 상징성도 지니고 있어 예로부터 풍류객들이 시를 읊던 공간으로 활용됐다.
장각폭포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한 곳이기도 하다.
사극 <무인시대>, <불멸의 이순신>, 드라마 <태양인 이제마>, 영화 <낭만자객> 등이 모두 이곳에서 촬영됐다. 웅장하면서도 고요한 분위기 덕에 제작진이 즐겨 찾은 장소였던 것이다.
정자에 앉아 내려다보는 폭포,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절벽과 숲,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오솔길은 모두 그림처럼 연결된다. 풍경을 담기 좋은 촬영 포인트가 많아 최근에는 사진 애호가들도 즐겨 찾는다.
장각폭포는 별도의 입장료가 없고, 인근에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접근성도 좋다. 사계절 내내 아름답지만, 특히 여름철에는 낙수 소리와 시원한 물안개가 더위를 잊게 만들어 최고의 계절로 꼽힌다.
실내 피서보다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그리고 붐비는 계곡 대신 조용히 자연의 웅장함을 느끼고 싶다면 장각폭포는 제격이다.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절벽 아래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는 순간, 무더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