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투명한 바다 위 다리
야경 속 걷는 은하수 길
창원의 이색 스릴·감성 명소
13.5미터 아래 출렁이는 바다가 발아래 펼쳐진다. 유리 바닥 너머로 보이는 물결과 바람 소리에 몸이 살짝 긴장된다.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자리한 ‘저도 콰이강의 다리’는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스카이워크로, 투명 강화유리와 LED 조명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체험을 선사한다.
이 다리는 1987년 ‘저도연륙교’로 처음 건설돼 차량이 오가던 실용 교량이었다. 그러나 신교량이 개통되면서 2004년 보행 전용 다리로 새롭게 태어났다.
중앙부를 투명 강화유리로 교체해, 아래로는 남해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다와 하늘이 발밑에서 이어지는 듯한 풍경이 펼쳐져 묘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다리 곳곳에는 트릭아트와 포토존이 설치돼 있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바닥을 내려다보는 순간 전해지는 짜릿한 아찔함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콰이강의 다리’라는 별명은 영화 속 철제 프레임 교량을 연상시키는 외형에서 비롯됐지만, 이곳에서 느껴지는 건 전쟁의 무게가 아닌 바다 위를 걷는 여유와 일상의 소소한 감동이다.
저도 콰이강의 다리는 밤이 되면 LED 조명이 켜지며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은은한 불빛이 바다에 반사돼 마치 은하수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조명 색과 반사각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변해, 방문할 때마다 색다른 야경을 만날 수 있다.
다리 한쪽에는 ‘느린 우체통’이 있어 방문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오늘의 마음을 담아 쓴 엽서가 한 달 또는 1년 뒤에 도착하며, 잊고 있던 기억을 다시 꺼내주는 특별한 선물이 된다. 연인과 가족, 친구 모두에게 추억을 남기기에 제격이다.
길이 170미터, 폭 3미터의 아담한 규모지만, 그 안에 스릴과 감성, 휴식이 조화롭게 녹아 있다. 입장료 없이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차량 주차 후 도보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경사 없는 진입로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날씨 좋은 낮에는 남해의 수평선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해질녘에는 붉게 물든 바다 위로 다리가 그림처럼 서 있다. 밤이 되면 바닷소리와 조명이 어우러져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최고의 산책로가 된다.
잠시 걸음을 늦추고 싶은 날, 바다와 하늘, 빛이 함께하는 이곳을 걷는 순간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