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에 빠진 사람들, 광장에 터지는 음악
머드로 시작해 K팝으로 끝난다
올여름 가장 짜릿한 해변은 여기다
진흙탕 속으로 몸을 던진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뒤이어 터지는 불꽃, 밤하늘을 가르는 힙합의 비트. 이곳은 단순한 축제가 아니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온몸으로 뒤엉키는 거대한 여름의 전장, 제27회 보령머드축제 현장이다.
코로나19로 3년간 멈췄던 이 축제는 2022년부터 다시 불을 붙였다. 그리고 올해, 더 강력한 콘텐츠와 스케일로 돌아왔다.
오는 7월 25일부터 8월 10일까지, 충청남도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은 머드 하나로 세계를 열광시키는 무대로 변신한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136km의 자연 진흙은 이제 피부 미용을 넘어선 글로벌 놀이문화로 거듭났다. 진흙을 얼굴에 바르는 걸로 끝나지 않는다. 이곳에선 진흙 속에서 구르고, 뛰고, 미끄러지며 하나의 세계를 체험한다.
낮에는 진흙으로, 밤에는 음악으로
보령머드축제는 단순히 진흙만 가지고 노는 축제가 아니다. 낮엔 ‘일반존’과 ‘패밀리존’, ‘워터파크존’에서 진흙을 테마로 한 다양한 액티비티가 펼쳐진다.
온몸에 머드를 덕지덕지 바르고 펼치는 ‘강철머드챌린지’와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참가자도 만족시킨다. 컬러머드페인팅과 셀프마사지, 뷰티케어까지 갖춰져 있어 진흙의 활용도는 끝이 없다.
하지만 이 축제의 진짜 정점은 밤이다. 해가 지면, 대천해변은 콘서트장으로 탈바꿈한다. 월드디제이페스티벌, 한여름밤의 콘서트, 힙합페스티벌, KBS와 Mnet, TV조선이 참여하는 대형 K-POP 공연까지 줄줄이 이어진다.
그야말로 ‘음악+머드’라는 조합으로 여름을 삼킨다. 바닷가에서 머드를 털어내며 라이브 음악에 몸을 흔드는 그 경험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대체할 수 없다.
전시·먹거리·퍼포먼스… 뭐 하나 빠지지 않는다
보령머드축제는 머드와 음악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지역 특산품과 머드화장품 전시 판매, 글로벌축제박람회와 청년희망부스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테이스트 오브 충남’에서는 간편음식과 쉼터를 제공하며, 머드트레인과 머드가요제, 공군 블랙이글스 에어쇼 같은 퍼포먼스도 함께 펼쳐진다. 그야말로 종합 여름 문화축제다.
특히 올해는 ‘시군통합 30주년’을 기념해 ‘동행 30년 대시민 한마당’이 별도로 열려,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어우러지는 장을 마련했다. 이처럼 보령시는 진흙을 넘어서 축제 그 자체를 하나의 도시 브랜드로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도 빠져드는 진흙의 매력
보령머드축제는 국내에서만 인기 있는 행사가 아니다. 2019년엔 외국인 관람객만 38만8천 명이 찾았다.
중고교 사회 교과서에도 등장할 만큼 상징적인 축제로 자리 잡은 이유다. 진흙이 상품화될 수 있다고 일찍이 눈을 뜬 지역 전문가들과 시의 적극적인 축제 육성이 맞물린 결과다.
올해도 약 120만 명의 방문객을 예상하며, 행사 준비를 위해 가공된 머드만 600톤 이상이 투입된다.
질 좋은 진흙이 풍부한 보령의 자연환경과 해변, 그리고 매년 축제를 치러온 노하우가 결합된 이 축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름 명소로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
올여름, 더위에 지쳤다면 보령으로 향하라. 진흙 속에서 자유를 찾고, 밤하늘 아래 음악과 불꽃으로 뜨거운 여름을 던져보자. 이곳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머드와 함께 추억을 빚어내는 생생한 무대다.